[강릉 현지인 맛집] 초당동으로 이전해도 변함없는 깊은 맛, '강릉청국장'

 


1. 송정동 시절부터 이어온 우리 부부의 오랜 단골집 스토리

강릉에는 수많은 관광객들이 찾는 유명한 맛집들이 즐비하지만, 현지인들이 마음속 깊이 아껴두고 찾아가는 진짜 숨은 맛집은 따로 있기 마련입니다. 저희 부부에게는 '강릉청국장'이 바로 그런 특별한 곳이었습니다. 예전에는 저희 집과 무척 가까운 송정동에 위치해 있어서, 오늘 점심 뭐 먹을까 고민할 때마다 부담 없이 찾아가던 참 고마운 식당이었습니다. 뜨끈하고 구수한 청국장 한 그릇이면 지친 하루의 피로가 싹 풀리고 보약을 먹은 기분이었죠. 남편과 함께 보글보글 끓는 청국장을 가운데 두고 소소한 이야기를 나누던 그 시절의 추억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하지만  식당이 초당동으로 이전을 하게 되면서 예전만큼 자주 발걸음을 하지는 못하게 되었습니다. 집 앞 마실 가듯 들르던 곳이 거리가 조금 멀어지니 아무래도 마음을 먹고 찾아가야 하는 아쉬움이 생기더라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득 그 깊고 구수한 국물 맛이 간절하게 생각나는 날이면, 저희 부부는 주저 없이 초당동으로 향합니다. 비록 거리는 조금 멀어졌을지언정, 식당 문을 열고 들어설 때 느껴지는 특유의 편안함과 사장님의 따뜻한 손길은 여전히 그 자리에 그대로 남아있어 갈 때마다 고향에 온 듯한 반가움을 느낍니다.

2. 냄새 걱정 없이 구수함만 가득한 강릉청국장만의 특별한 매력

사실 청국장이라는 메뉴는 호불호가 다소 갈리는 음식 중 하나입니다. 특유의 강하고 꼬릿한 냄새 때문에 맛은 좋아해도 옷에 냄새가 밸까 봐, 혹은 첫 입을 떼기가 두려워서 선뜻 먹지 못하는 분들을 주변에서 종종 보곤 합니다. 하지만 이곳 '강릉청국장'의 반전 매력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다른 청국장 전문점들과 비교했을 때, 신기할 정도로 청국장 특유의 불쾌한 냄새가 많이 나지 않습니다. 식당 내부에 들어섰을 때도 코를 찌르는 강한 악취 대신, 시골 할머니 댁 방안에서 맡아본 듯한 은은하고 구수한 향이 은근하게 퍼져 있어 거부감이 전혀 들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청국장 본연의 맛이 약한가 하면 절대 그렇지 않습니다. 국물 한 숟가락을 입에 넣는 순간, 냄새는 흐릿하지만 맛은 그 어떤 곳보다 진하고 깊다는 것을 단번에 알 수 있습니다. 콩 알갱이가 부드럽게 씹히면서 입안 가득 퍼지는 고소함과 감칠맛은 그야말로 일품입니다. 자극적이거나 인위적인 조미료 맛이 아니라, 좋은 콩을 사용해 정성껏 띄워낸 전통의 맛이 그대로 살아있습니다. 평소 청국장을 잘 드시지 못하는 초보자분들이나 깔끔한 맛을 선호하는 젊은 층도 이곳에서라면 부담 없이 청국장의 진짜 매력에 푹 빠지실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합니다.

3. 오직 아는 사람만 찾아오는 강릉 현지인들의 숨겨진 찐 맛집

요즘 강릉, 특히 초당동 일대는 초당두부나 짬뽕순두부 등을 먹으러 온 전국 각지의 관광객들로 늘 인산인해를 이룹니다. SNS에 조금만 검색해도 나오는 화려한 비주얼의 식당들 앞에는 긴 줄이 늘어서 있죠. 하지만 진짜 강릉 토박이들은 복잡한 관광객 맛집을 피해 이곳 '강릉청국장'으로 모여듭니다. 화려한 광고나 마케팅을 하지 않아도, 오랜 세월 동안 입소문만으로 동네 주민들의 입맛을 사로잡은 진짜 현지인들의 아지트 같은 공간이기 때문입니다. 점심시간에 방문해 보면 정겨운 강릉 사투리를 쓰시는 동네 어르신들과 모임하시는 어머님들로 북적북적 활기가 도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이곳이 오랫동안 사랑받는 이유는 단순히 메인 요리인 청국장이 맛있어서만은 아닙니다. 청국장과 함께 차려지는 밑반찬 하나하나에도 사장님의 정갈한 손맛과 정성이 가득 담겨 있습니다. 제철에 나는 신선한 재료로 매일 직접 만드시는 반찬들은 자극적이지 않고 슴슴하여 청국장의 구수한 맛을 완벽하게 받쳐줍니다. 하얀 쌀밥 위에 통통한 청국장 콩과 두부를 듬뿍 얹고, 밑반찬들을 함께 넣어 슥슥 비벼 먹으면 밥 한 공기가 언제 사라졌는지 모를 정도로 밥도둑이 따로 없습니다. 관광지의 번잡함에서 벗어나 진정한 강릉의 로컬 손맛을 느끼고 싶다면 이곳만 한 선택지가 없습니다.

글을 마치며

시간이 흘러 식당의 위치는 송정동에서 초당동으로 바뀌었지만, 저희 부부가 그토록 사랑했던 '강릉청국장'의 변함없는 맛과 정성은 그대로 유지되고 있어서 참 다행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비록 예전처럼 매일같이 들르지는 못하더라도, 가끔씩 찾아갈 때마다 변치 않는 따뜻함으로 위로를 주는 소중한 단골집입니다. 속이 편안하면서도 깊은 풍미를 자랑하는 진짜 한국인의 소울푸드를 맛보고 싶으시다면, 강릉 현지인들이 숨겨두고 먹는 초당동 '강릉청국장'에서 든든한 한 끼 식사를 즐겨보시는 것을 진심으로 추천합니다.